Hanyang University. Human-Computer Interaction Lab
이번 “21st CyberPsychology, CyberTherapy & Social Networking Conference” (이하 CYPSY21)에 참석하는 내 마음가짐의 자세는 ‘유종의 미’였다. 석사과정 막바지에 내 연구 성과를 정리하여 발표하는 자리이자 첫 해외학회 방문이었기 때문이었다. 완벽한 학회 방문에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구두 발표로 신청했던 연구가 포스터 게재에 그쳤던 부분이었는데, 아쉬운 부분은 다른 이들의 세션이 내 준비와 성과와 견주었을 때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는 방법으로 채워보기로 했다.
낮 12시에 서울에서 출발한 우리는 새벽 1시가 다되어 숙소에 도착했다. 다행히 공항에서 우리가 묵을 숙소까지는 한 시간에 한 대씩 24시간 연결되어 있어 도착까지 어려움이 없었다. 숙소는 해변 근처의 호텔이자 학회 측에서 연결해준 숙소인 동시에 키노트 세션을 포함한 일부 학회 일정도 수행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학회 기간 동안 유용하게 지낼 수 있었다.
더블린의 날씨는 익히 들어오던 영국의 그 것과 다를 바 없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푸른 하늘과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을 번갈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학회 일정 중 대부분은 실내에서 보냈기 때문에 간간히 보이는 창문으로만 날씨의 변화를 체감했다.
학회의 오전 및 오후 발표 세션은 숙소에서 차량으로 십 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Dun Laoghaire Institute of Art, Design + Technology (이하 IADT) 대학에서 진행되었다. 숙소에서 IADT까지 이동하는 셔틀버스가 제공되어 조금 먼 거리임에도 불편함은 없었다.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CYPSY의 이번 행선지는 아일랜드 더블린. 한국에서는 직항으로 연결되어있지 않아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행선지를 택했다.
본인과 김민규 박사 과정은 각자 자신의 연구 주제를 포스터 세션에서 발표했다. 김민규 박사 과정은 ‘Effect of Virtual Avatar and Humanoid Robot for Social Information Processing’이란 주제로 아바타, 로봇의 상호작용에 따른 인지 능력 비교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으며 본인은 ‘Effect of Joint Attention in Virtual Classroom’이란 주제로 가상교실 내 사회적 상호작용에 따른 집중력 변화 비교에 관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CYPSY21 발표 세션은 학회 특성에 맞게 가상현실 내에서 심리적 평가나 진단, 치료 및 분석 등의 주제가 주를 이뤘다. 특히 PTSD나 편집증과 같은 질환에 대한 가상환경을 통한 진단 및 재활이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Angus Antley가 발표한 psychosis에 대한 가상현실 연구를 다룬 ‘The Use of Immersive Virtual Reality Systems for Therapy’와 같은 경우, 우리 연구실에서 다루는 가상현실 컨셉과 부르는 방식은 다르나 컨셉이 비슷한 점이 인상적이었으며, ‘The effect of Virtual Reality Exposure Therapy (VRET) on social participation in people with a psychotic disorder: A multi-site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란 주제로 가상현실을 통한 노출치료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Wim Veling의 발표도 흥미로웠다. Joanne carroll 연구진은 ‘Head mounted display Virtual Reality in context-reinstatement of eyewitness recall’이란 주제로 실제 현장 및 인물을 모델링하여 범죄현장에 대한 실제 상황 목격과 HMD를 이용한 가상환경 기반 복각영상을 보았을 때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연구에 대한 흥미 이전에 주제에 대한 설정과 도출 및 입증 방식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수립해나가는 방식이 재미있었다.
또한 학회에서는 ‘Cyberbulling’이라고 불리워지는 SNS 및 웹에서 볼 수 있는 악플, 스팸, 스미싱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한 세션의 주제로 선정했을 만큼 주목하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SYPSY21가 사회적 현상에 관심이 많은 곳임을 알 수 있었다. Mass popovac 연구진은 ‘Cyberbullying, online risks and parental mediation: A comparison between adolescent reports and parent perceptions in the United Kingdom and South Africa’ 이란 주제로 cyberbullying에 대해 카테고리화하고,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 지역별, 소득별, 교육 수준별 cyberbullying 노출 정도와 대처법에 대해 비교하는 방식에서 연구의 체계적이고 글로벌함이 인상적이었다. 또한Maria nikolaidou 연구진은 ‘Attentional bias in problematic social networking sites internet users’이란 주제로 SNS 중독에 따른 집중력 장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이미 국내에서 증상이 수년전부터 보고된 인터넷 및 SNS 악영향에 대해 학회에서 주제로 삼아졌다는 점이 국내의 IT 이슈가 해외에 비해 빠른 편이며,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는 연구진들에게 좋은 필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번 CYPSY21 학회는 우리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다른 연구진들을 실제로 만나보고, 또 그들의 연구 성과 및 관점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볼 수 있어 뜻 깊었다. 또한 인문학과 공학의 접점에 따른 접근 방식의 차이만으로도 연구 방향에 많은 차이와 그에 따른 다른 결과, 시사점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체감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개인적으로도 학회 기간 중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어 연구자로서의 안목을 다시 한 번 성장시킬 수 있는 경험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영국 울버햄튼에 개최 예정인 CYPSY22에 도전할 연구실 동료들에게 이 글이 또 하나의 동기 부여와 학회와 관련된 이해의 척도가 되길 바라며, 연구 성과 정리 및 학회의 준비, 출발과 마지막까지 많은 힘과 도움이 되어 주신 지도교수님, 김광욱 교수님께 위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이 글을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린다.